정말 많이 힘들었네요..
올해의 마지막 농사인 곶감 작업도 끝이 났습니다.
열흘 넘게 아침부터 밤까지 감만 만지면서 살았네요..
너무너무 고되고 힘든 작업이었지만.. 저렇게 걸어놓으니......
후후... 뿌듯~~
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듯 하구만요...
근데...
하필이면......... 우리가 왜 악양으로 귀농을 하게 됐으까예..
아니.. 하필....... 왜 11월달에 결혼을 했으까예..
이케.. 악양에 살러 올줄 알았더라면.. 11월을 피해서 결혼을 할것을.. ㅋㅋ
울 동네는 11월이면 가장 바쁜 달이랍니다.
11월초부터 대봉감을 수확하기 시작해서...... 매일 매일 감을 따고 주문받아서 팔고..
그담에는 계속해서 11월 말이 되기전에 곶감을 다 깍아야 합니다.
귀농 첫해에는 뭣도 모르고...... 그정 행복하기만 하고.. 암것도 하는것이 없으니.. 놀러도 가고.. 그랬는데
두번째(작년)에는 곶감 하니라고.. 암데도 못갔으예...
초짜베기가 얼매나 고생을 했던지.. 겨우겨우 끝마치고 ... 걍~ 진주에 가서 분식점 돈까스나 썰어묵고 왔네예~
흐흐..
여지없이 올해도... 11월 21일을 맞이하고야 말았네예~
그 전날까정 다할라꼬.. 다할라꼬.. 쌔가 빠지게 했는데도 다 못하고 말았구만요.
결국에는 21일까지 마무리를 했는데............
아무래도 걍~ 지내버리기엔 서운했던지...
점심때 저는 신나게 곶감을 깍고 있는디.. 울 신랑이 ... 호호호
요거..요거 보이시지예~
볶음밥에 오이랑 당근으로 토끼모양으로 장식까정 하고..
버섯이랑 오징어랑 새우랑..기타등등 넣고.. 탕수육 비스무레 한거도 하고..
여행가서 묵을라고 싸놓은 와인 뚜껑을 따서 한잔 따르고..
우헤헤...
요렇게 챙겨서 저를 부르네요...
하아~ 감동의 물결이 짜안 하게 밀려오더라고예~
너무나 먹기가 아까워..... 숟가락을 들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.
벌써 3년이나 되었네요..
짧은거 같기도 한 3년 동안..... 생각해보면 참으로 굵직굵직한 많은 일들이 일어났더군요..
결혼과 귀농과 농사와 아줌마가 되는길...
이제 일도 다 끝내놓고 내일.. 온천여행을 갈까 합니다.
며칠 지나긴 했지만 결혼 3주년을 자축하러요..
저렇게 이쁘게~ 감동스럽게~ 축하상을 차려오는 남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습니꺼..
아직은.. 여러가지 부족하고 힘들게 살고 있지만..
이런 남자.......
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한건........ 정말 행운인거 같아요
- 악양에서 방글 -
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.